2020년 Q1 OKR 회고

April 12, 2020 · 7 mins to read

글을 쓰는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2020년 Q1에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고민하는 시간도 많았었던 것 같다. 더불어, 처음으로 개인 OKR을 정하고 실천하기로 했기 때문에 꽤나 중요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일단 2020년 Q1의 소박한 OKR을 회고해보고, 개인적으로 했던 고민과 결정들을 써보고자 한다.

1. OKR 회고

일단 2020년 Q1을 위해 세웠던 OKR은 다음과 같다.

  • Goal: 2020년을 알차게 보내기위해 체력과 지식을 쌓을 준비를 한다.
  • Object 1: 체력 증진

    • Key Results: 필라테스 30회 이상 받기
  • Object 2: 지식 쌓기

    • Key Results 1: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5권 이상의 책 읽기
    • Key Results 2: 블로그에 최소한 8개의 글 쓰기
    • Key Results 3: 토이 프로젝트 2개 진행하기
  • Object 3: 자기 계발

    • Key Results: 화상 영어 15회 수강하기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지켜지지 않았다.

1. 필라테스

목표달성 40%

사실 가격의 문제로(…) 30회를 받지는 못했다. 회사 앞에 있는 필라테스 학원에서 와이프와 듀오 수업을 들었는데, 절대적인 가격이 꽤나 비쌌다(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강사님이 말씀하셨다). 중간에 COVID-19의 영향으로 학원이 잠시 문을 닫았기 때문에, Q1에 12회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필라테스 수업을 들은 것은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COVID-19로 인해 자전거를 탈 수 없게되어 무언가 운동할 것이 필요했는데, 훌륭한 대체재가 되었다. 또한 와이프와 같이 할만한 새로운 활동을 찾았다는 것도 좋은 결과 중 하나였다. 확찐자, 살천지 인증 글이 sns에 꾸준히 올라오는 와중에, 목표하고 있던 2kg정도의 감량을 한 것도 너무 좋았다.

가장 좋았던 것은, 일을 마치고 나면 어깨나 허리가 가끔 아팠었는데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거짓말 처럼 사라졌다는 것이다. 유연성이 강화되고 좋은 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2.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5권 이상의 책 읽기

목표달성 80%

  • 프로그래밍 수련법
  • 실용주의 프로그래머
  • 어서와 리더는 처음이지
  • 코딩을 지탱하는 기술

총 4권의 책을 읽었다. 사실 3달에 5권을 읽는것이 그닥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직 독서하는 습관이 들지 않아서인지 퇴근하고 책을 읽지 않는 날도 꽤나 많았다. 그래서 주말을 이용해 한번에 읽었던 것 같다. 이 부분은 주변 동료들 중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책 읽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에 대해 물어보고 개선하려고 한다. 분명히 습관에 대한 책을 읽으라고 하겠지만

카테고리에 상관 없이라는 키워드를 정했는데 어쩌다보니 개발과 관련한 책들만 읽었다는 것도 조금 걸린다. 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기로 마음 먹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마음가는 대로 읽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다. Q2 부터는 개발/비개발 카테고리로 나누어 번갈아 가며 읽을 생각이다.

3. 블로그에 최소한 8개의 글 쓰기

목표달성 25%

정말로 부끄러운 부분인데, 두 개의 글 밖에 쓰지 못했다. 의심할 필요없이 내가 게을렀기 때문이고, 딱히 글로 쓸만한 소재를 발견하지 못한 것도 있었다. 짧은 글이라도 쓰면 좋을텐데 너무 거창한 주제로 긴 글을 쓰려고 했던 탓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고 북 리포트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탓도 있었다. 책을 읽고난 후의 느낌을 적으려고했는데, 첫 시작부터 ‘요약본’을 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을 때 따로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이 귀찮음으로 다가온 것 같다.

Q2에는 작은 내용이라도 알게된 것이 있거나, 소소하게라도 느낀점이 있으면 짧더라도 글을 쓸 생각이다.

4. 토이 프로젝트 2개 진행하기

목표달성 100%

정말 즐겁게 토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프로젝트의 난이도는 적당했고, 얻은 부분도 많았기 때문에 의미있는 시간을 사용했다고 생각한다.

에도 써있지만, 2020년 전체의 목표가 생산성 측정과 관리이기 때문에, 작지만 데이터를 명확하게 리포팅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 일주일동안 놀았구나! 팀장님 여기요

대표님들이 좋아할 것 같은Rescue time bot (opens new window)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을 얼마나, 어디에 썼는지 확실히 보여주기 때문에(물론 독서같은 것은 수집되지 않지만), 시간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하루에 실질적인 개발을 3시간도 하지 않았다면, 다음날 좀 더 집중하는 식으로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었다.

- 대표님들이 좋아할 것 같은 Rescue time bot

이 프로젝트들을 통해, 회사의 작은 프로젝트에 적용할 기술들을 쉽게 익힌 것도 꽤 성과가 있었다. 확실히 정하지는 않았지만, Q2에는 이 프로젝트들을 바탕으로 무언가 다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5. 화상 영어 15회 수강하기

목표달성 6%

정말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모 서비스의 체험 이벤트를 참여하였는데, 첫 수업에서 잘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50분 남짓한 수업을 듣고 나서 땀으로 옷이 다 젖어버렸으니, 얼마나 긴장을 하고 수업을 들었는지 잘 알수 있으리라.

생각해보면 처음의 고통만 잘 견뎠으면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었을텐데, 첫 수업에 멘탈에 다 날아가버린것이 문제였다. 이렇게는 영원히 영어 실력이 늘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다.

Q2에는 좀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해 보아야할 것 같다.

2. 그동안의 고민들

1. 팀에서의 역할

최근 팀 빌딩을 마쳤는데, 팀원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작년 이맘때는 3명이었는데 지금은 9명이 되었으니 3배 가까이 팀원이 늘어난 것이다. 어쩌다보니 내 위치가 팀에서 딱 중간 정도의 위치였기 때문에, 팀에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팀의 팀원들은 장단점이 뚜렸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물론 장점들이 더 많아서 단점이 잘 느껴지지는 않지만). 이러한 좋은 동료들이 많아지다 보니, 내가 어떤 장점이 있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그래도 한가지 내린 결론이 있다면, 축구로 비유하자면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다른 팀원들이 본인이 맡은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올해에는 한가지 프로젝트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프로젝트에 관여해보거나 PoC등을 적극적으로 맡아 진행해 볼 생각이다.

2. 이직

이번 연봉통보 기간동안 회사에 큰 실망을 했고, 이로 인해 그동안의 불만이 폭발해 버렸다. 이때 멘탈이 나가버려 회사일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는데(산드로 만쿠소 형님이 프로페셔널 하지 않다라고 혼내도 할 말 없는 수준), github report나 rescue time bot을 보면 처참한 수준이었다.

회사가 이런식이라면 회사에 내 시간과 노력을 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직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했다. 그러다 우연히 다른 회사의 제안을 받았는데, 괜찮다 싶은 수준을 넘어선 오퍼였다. 3월이 끝나갈때 즈음, 1주일 정도를 이 오퍼에 대한 고민만 했다. 결국 고민을 끝내준 것은 아버지가 예전에 해주신 말씀이었다. 돈 보다는 사람을 따르라는 것.

결국 manager분들의 노력과 그분 2의 설득으로 회사에 남기로 하였다. 특히 manager분들이 내 생각에 잘 공감해 주셨기 때문에, 믿고 달릴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꽤나 컸다.

그분 2의 믿음을 확인한 것도 큰 이유이다. 사실 그동안 그분 2가 나를 믿는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 일을 통해 서로의 진심에 대해 잘 알수 있었고, 내가 선택을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3. 나는 잘 하고 있는가?

팀에서의 역할을 고민하며, 같이 생각해보게 된 주제이다. 자기객관화라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의 장단점을 생각해 보는 것은 더욱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부분은 주변의 피드백에 의존하고 있다(좋은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실력이 확실히 뛰어난 것도 아니고, 코드를 끈기있게 읽어 개선을 잘 하는 편도 아니고, 처음 접해보는 기술을 잘 습득하는 것도 아니고, UI/UX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존하기 위해 개발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무엇을 잘하는지 찾거나, 만들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다. 그분 1의 말마따나 이제는 커리어를 만들어 가야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요새 답답한 부분이 객관적인 피드백에 대한 부분이다. 주변에서 너무 긍정적인 피드백만 주기 때문에,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피드백을 받기가 쉽지 않다. 생각해보면, 유의미한 피드백을 받을 만큼 팀원들과 협업할 일이 많지 않기도 했다. 빨리 팀이 바빠져서 팀원들과 협력할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3. Conclusion

처음 OKR을 회고해 본 느낌으로는 일단 해보길 잘했다 이다. 아무런 명확한 목표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보다는, 적어도 작은 목표들이라도 있는 것이 훨씬 좋았다고 생각한다.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도 어느정도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Q1의 OKR을 돌아보면, 사실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100% 달성해야하는게 OKR은 아니지만(만약 100% 달성한 목표가 있다면 더 상향해도 괜찮다고 알고 있다) 전체적으로 노-오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Q2도 당연히 OKR을 만들 생각이다. 처음해보는거라 이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방법을 수정해 나갈 생각이다. 혹시라도 주변에서 OKR을 제대로 경험해 보신 분이 있다면, 꼭 연락(lucas.han.public@gmail.com)을 주시고 방법론에 대해 어느정도 가이드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 물론 커피(혹은 맥주)는 당연히 대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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