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회고록

들어가며

인생여구과극(人生如駒過隙; 시간이 지나가는 것은 당나귀가 문틈사이를 휙 지나가는것 같아서, 순식간에 슬쩍 지나감)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한 해 였다. 2018년 회고록을 작성한지 얼마 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2019년의 회고록을 작성하는 시간이 돌아와 버렸으니 말이다.

1월 1일에 회고록을 쓴다는 것이 많이 늦은감이 있지만, 덕분에 생각할 시간이 더 늘어났다는 긍정적인 자기합리화 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새로운 회사의 프로세스에 적응하고 제품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어서, 쓸 거리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니 그 와중에도 의미있는 일들, 아쉬운 일들이 많았다.

1. 이직

권한은 전혀없고 책임만 있는 고기방패 이상한 리드 자리를 잠시 맡았을때도 스트레스가 심하였다. 협업을 위해 티켓을 나눠주고, 모르는 것에 대해 주도적으로 스터디를 하며, 적당한 가이드를 해주는 일이 상상외로 힘들었다. 일단 나 역시 한참 배워야할(지금도 그렇지만, 남들에게 가이드를 해주기엔 아직 실력이 모자라다) 일개 개발자였고, 관리 업무 뿐만 아니라 개발 업무가 같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관과 많은 차이를 가진 사람들과 일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도 새삼 느꼈다. 기본적으로 나는 모든 사람들의 각기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존중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조금 힘들었다. 항상 미묘하게 부딪히거나 서로에 대해 신뢰를 쌓지 못하였고, 그것이 퇴사로 이어졌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선입견을 걷어내고 진지한 대화를 해볼걸,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기서는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경험들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서 보낸 시간들이 그렇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특히 파트를 가리지않고, 많은 경험을 쌓은 시니어들의 시각이나 코드쓰는 방법 등을 어깨너머로 습득할 수 있어 굉장히 의미있었다. 가끔 진행했던 페어 프로그래밍이나 티타임이 백미였다고 생각한다(의외로 개발자들은 굉장히 수다스러우며, 그 수다를 통해 느끼는 것들이 종종 있다).

그동안 내가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프로세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PM과의 협업, 개발자간의 협업, Jira와 코드리뷰 등등 프로세스가 잡혀있는 회사에서 협업하며 개발하는 방법을 잘 배울수 있는 한 해였다.

결론: 정말 좋은 회사다(아직까지는).

2. ODC 런칭

회사에 적응을 하고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였는데, ondemandchina라는 서비스 이다. 짧은 일정으로 인한 혼돈의 대홍수 속에서 몇 가지 일이 있었다.

3. 처음으로 해본 발표

어느날 뜬금없이 백엔드팀의 py님이 발표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셨다. 사실 그때는 “뭐 언젠가는 해야죠.”라고 대답하며 가볍게 넘겼는데, py님은 꽤나 진심이셨다. 나보다 더 발표자료의 초안에 대해 기대하셨고 더 적극적으로 나의 발표를 밀어붙이셨다. 나중에야 py님은 팀의 유명한 발표 브로커 였고, 이 분을 통해 다른 동료분이 이미 발표를 하신 것을 알게되었다.

처음부터 기술적인 것을 주제로 하기에는 나의 내공과 자신감이 부족해서, 개발자 성장기를 주제로 슬라이드를 만들었고, 그 이름도 부담스러운 GDG 프론트엔드게임에서 발표하게 되었다. 발표자 명단을 보니 커뮤니티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진 실력자들이 많아서 더 부담이 되었지만, 그 틈바구니에서 발표를 무사히 끝낼 수 있었다. 아무말 대잔치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재밌게 들어주시는 분들이 많았고, 다른분이 후기도 잘 작성해 주셔서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엉겁결에 py님 덕분에 발표를 해서 굉장히 감사하게 느끼고 있고, 2020년에는 기술적인 주제로 발표를 해볼 생각이다.

4. 처음으로 가본 해외여행

결혼을 하고나서 처음으로 여유가 생겼다. 와이프와 나름 아껴모은 돈으로 10월 말에 4박5일 사이판으로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영어로 의사소통을 해야하는 것과 자유여행이기 때문에 모든걸 알아서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는데, 몇가지 해프닝은 있었지만 늘 그렇듯 다녀오니 정말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둘 다 지친상태였기 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않고 말 그대로 쉬러 간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할 것이 더 없어서 정말 여유롭게 지냈다.

아침에 일어나 해변산책 후 모닝커피 + 브런치 -> 점심먹고 카페에서 각자 할 일 -> 저녁먹고 술 이라는 반복되는 일정을 보내는 와중에 책을 두 권 읽었다. 서양철학에 관한 책과 공부법에 대한 책이었는데, 공부법에 대한것은 나중에 메모하면서 다시 읽어보고 몸소 테스트해보고 후기를 작성할 생각이다.

덧붙여, 그동안 개발과 관련한 서적들만 읽었었다. 이번에 서양철학에 대한 책을 읽으니 학부때 생각도나고 간만에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팀의 동료 제프리처럼 나도 올해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볼 생각이다. 늘 느끼지만, 내 주변에는 좋은 영향을 주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을 또 느낀다.

5. 처음으로 진행해본 스터디

그분2의 제안으로 프로그래머스에서 진행하는 자바스크립트 스터디그분2, 같은 팀원인 제프리와 진행하였다. 무엇을 가르친다기보다는 회사보다 조금 더 친절히 코드리뷰만 하면 된다는 말에 선뜻 참여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몇가지 의미있는 점들이 있었다.

6. 그 밖의 일들

7. 마치며

늘 그렇듯 한 해를 마무리하며 그동안의 일을 생각해보면 늘 아쉬움만 남는 것 같다. 내 의지가 부족해서, 순간의 감정에 휘둘려서,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등등. 하지만 늘 느끼는 부분은 결국 어떻게든 아쉬움은 남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아쉬움을 어떻게든 최소화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글을 마무리하며, 아쉬움을 최소화 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2020년을 보낼 생각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희망차고 생산적인 2020년을 보내시길 바란다.